[이슈워치] 13일간의 열전 오늘 마무리…이제 유권자의 선택만
[앵커]
4·7 재·보궐 선거가 이제 13시간 후면 시작됩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여야의 선거운동은 오늘 자정을 기해 끝나고 유권자의 선택만 남겨놓게 되는데요, 박초롱 기자와 함께 특히나 치열했던 13일간의 서울시장 선거운동 기간을 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두 후보가 선거운동을 어떻게 시작했는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박영선·오세훈 두 후보는 상대방이 서울시장이 되면 "이명박 시즌2가 될 거다", "박원순 시즌2가 될 거다" 이렇게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선거전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박영선 후보 선거운동은 지지층 결집, 부동산 사과, 청년 표심 공략으로 요약이 됩니다. 첫 일정은 홍대 인근 편의점에서 20대 청년과 함께 야간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이후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에서 출정식을 열었습니다. LH 사태로 민심이 악화한 만큼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부동산 관련 사과를 이어가면서 달라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그 화를 저에게 내십시오! 그리고 저희가 그것을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여러분!"
오세훈 후보는 첫날부터 서울시청 코앞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합동 유세를 벌이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고, 이후 야권 지지세가 약한 서울 강북권 등 9개 구를 돌면서 개발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재개발·재건축을 무조건 막아온 박원순 시정이 그대로 계속되면 그것이 바람직한 시정입니까?
오 후보는 하루에 최대한 여러 곳을 찾는 선거운동을 이어갔는데요, 이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했던 박원순 전 시장이 썼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핵심 지지층을 공략하고, 결집하는 방식보다는 그물을 넓게 쳐서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는 건데, 우세한 선거 판세를 굳히려고 할 때 이런 방식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들어보니, 사실은 첫날 상황에 13일간 상황이 모두 요약이 돼 있네요. 이번 선거, 부동산에서 시작해 부동산으로 끝난 선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 추문으로 열리는 선거라지만 3월 초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래도 박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권에선 후보 단일화가 안 되면 필패한다는 긴장감이 팽팽했습니다. 그런데 3월 초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을 제기한 지난달 2일이 기점입니다. 이날은 박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우상호 의원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결정된 다음 날인데, 박 후보로선 시작부터 대형 악재를 만난 겁니다. LH 사태 일주일 뒤부터는 여야 후보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고요, 안철수-오세훈 두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된 뒤엔 박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럿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분노'를 달래려고 초반엔 박 후보가 전면에 서서 특검, 신도시 땅 소유주 전수조사 같은 강력 대응책을 제안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시종일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부동산 분노를 '정권 심판론'과 연결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오 후보는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며 빠른 재개발은 1번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부동산 분노가 가라앉질 않으니 민주당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고, 국민의힘은 이대로 정권 심판을 해야 한다고 굳히기에 나선거군요.
[기자]
네, 민주당은 LH 사태 수습에 부심하면서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기회를 살려서 부동산 적폐를 해소하자고 의욕적으로 움직인 건데요, 제가 봤을 때는 변곡점이 선거운동 다섯째 날이죠. 지난달 29일에 찾아왔습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대차법 시행 직전에 전셋값을 14% 올린 사실이 보도되고, 바로 경질됐죠. 이후 부동산 민심은 차갑게 굳어버렸습니다. 이틀 뒤엔 임대차 3법을 발의한 박주민 의원이 임대료를 5% 이상 올려 계약한 게 드러나면서 그야말로 '투 펀치'를 맞았습니다. 이때부터 민주당은 몸을 바짝 낮춘 읍소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선대위 '투톱'인 이낙연, 김태년 선대위원장이 "내로남불 자세를 혁파하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잇따라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자신의 부동산 정책은 확실히 다를 거라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과 일정 부분 '거리 두기'를 했고요. 국민의힘은 선거용 사과라면서 중구난방으로 부동산 정책을 내놓아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네거티브나 후보들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도 부동산에 대한 것이었네요. 결국엔 '생태탕만 남았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야당 주자의 부동산 의혹을 부각해 역공에 나선 건데요. 내곡동 땅 의혹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린벨트였던 처가 땅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해 36억5천억 원을 '셀프보상' 받았다는 의혹인데, 오 후보 일부 해명이 사실과 다른 걸로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문제보다는 거짓말 의혹이 부각됐습니다. 오 후보가 처음엔 내곡동 땅의 존재를 몰랐다, 그다음엔 땅이 수용되는 줄 몰랐다고 했는데 측량 현장에서 오 후보를 봤다는 경작인, 측량팀장과 측량이 끝나고 오 후보가 식사를 하러 왔다는 생태탕집 사장의 증언이 잇따라 보도됐습니다. 오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한 "기억 앞에선 참 겸손해야 한다"는 말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오 후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은 공직 후보의 거짓말은 중대한 사안이며, 거짓말하는 후보가 서울시장이 될 순 없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 후보가 내곡동 땅으로 이득 본 게 있다면 사퇴하겠다, 영원히 정계를 떠나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인데요. 박 후보 캠프는 오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상태입니다.
[앵커]
그럼 마지막 날, 후보들이 어떤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지 볼까요?
[기자]
선거...